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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양주시장 그리고 나의 헛된 희망
기사입력 2021-07-21 오전 1:55:00 | 최종수정 2021-07-21 01:55   
2022년 지방선거가 딱 1년 남짓 남았다.
 
이에 따라 양주시청 퇴직 고위공무원들이 돌연 정치권 입문을 예약했다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다.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시장에 출마하겠다는 것.
 
그 명단에는 이성호 양주시장 휘하에서 요직을 두루 거쳐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간부 공무원 서너 명이 있다.
 
문제는 퇴직 후 곧바로 정치권에 입문하는 이들 행보가 현 시점에서 시민들에게 도의적으로 옳은 가다.
 
양주시는 이성호 시장 취임 후 재직까지 수년간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조사에서 내부청렴도 혹은 외부청렴도 때로는 종합청렴도가 최하위권을 유지했다.
 
또 양주시립예술단을 부당해고 했다가 단원들이 수개월간 투쟁해 결국 복직하는 혼란이 발생했다.
 
이성호 시장은 중병으로 취임직후부터 지금까지 투병 중에 있으며 정상적인 업무가 어렵다는 소리가 수년전부터 나오고 있다.
 
최근에는 로컬푸드에서 납품대금을 못 받은 농민 수백 명이 들고 일어났다.
 
심지어 이 문제 때문에 의회 조사특위까지 열렸고, 경찰이 혐의자를 체포해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수년 전에는 공무원노조가 간부공무원과 시의원, 일부 출입기자들이 하위직 공무원에게 부당한 압력을 행사한다는 설문까지 받았다.
 
노조 측은 이를 적폐행위라고 정의하고 성명서까지 냈다.
 
또 시민 수백여 명이 서명해 시장 중병으로 인한 업무 공백이 우려된다면서 양주시청에 산적한 문제점을 감사해달라고 공익감사청구서까지 접수했다.
 
최근에는 경기도 종합감사에서 홍보정책담당관 개방형 직 채용에 문제점이 발견되어 과거 담당자들이 문책까지 받았다.
 
이렇게 양주시 행정 난맥상이 조금씩 드러나면서 시민들은 여러 곳에서 불만을 던지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시장이 되겠다고 나선 퇴직 공무원들이 현직에 있을때 과연 어떤 의미 있는 행동을 했으며 그 결과 어떤 불이익을 당했고, 이런 상황을 바로잡기 위해 어떤 노력을 했는지 물어보고 싶다.
 
또 현 시장체제에서 고위공무원으로 승진했거나 간부 공무원을 지냈다면 앞서 열거한 이런 사태에 대해 시민들에게 도의적 책임이 없는지, 스스로 자숙하고 반성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물어보고 싶다.
 
이런 질문에 이들은 아마도 이런 식으로 대답할 것이다.
 
"나는 공무원으로서 시민과 국가를 위해 내 주어진 역할에 충실했을 뿐이다"
 
"오히려 나는 무슨 무슨 국장을 오래 못했기에 불이익을 받았다"
 
"30년 넘게 쌓은 행정경험을 시민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출마 한다"
 
단편적으로 들어보면 일면 맞는 답일 수 있다.
 
또 다른 시각에서 보면 출마의 변 중 한 가지는 될 수 있겠다.
 
이들 또한 가족을 부양해야 하는 가장이면서 조직에 충성해야 하는 직장인이었고, 더구나 공무원이라는 신분상 한계가 있었으니, 어쩔 수 없었을 것이라 너그럽게 이해하고 싶다.
 
그렇다고 해도 내 머리 속에서 떠나질 않는 단어가 있다.
 
'악의 평범성'
 
과거 수많은 희생자를 낸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독일과 일본 고위공무원 · 고위군인들이 전범재판장에 섰을 때 그들은 이렇게 항변했다고 한다.
 
"나는 독일과 일본의 공무원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내 주어진 역할에 충실했을 뿐 이오"
 
"명령에 따라 성실히 임무를 수행한 내가 무슨 죄인입니까"
 
그들 입장에서 보면 참 맞는 말같이 들린다.
 
나는 그들이 살아 있다면 직접 물어 보고 싶다.
 
당신들의 정의롭지 않은 그 맹목적 성실함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어 나가고, 고통 받았으며 파괴되었는지를 알고는 있는지?
 
이런 철없는 답변이 나올 수 있었던 것은 자신과 가족들은 안락하게 행복한 삶을 누렸기 때문은 아닌지?
 
아마도 그들은 손해보고, 피해보고, 희생한 것이 없었으니 태연하게 그런 대답을 할 수 있는 용기가 나왔을 것이다.
 
자신들의 시각에선 모든 것이 정상으로 보였을 터이니 말이다.
 
양주시는 20년 넘게 시청 퇴직 공무원들이 시장을 맡아왔다.
 
물론 시민의 투표에 의해 뽑혔기 때문에 누가 시장에 당선되든 그 자체만으로 정당성을 인정해야 한다.
 
그것이 대한민국 헌법에 나오는 우리들의 민주주의 시스템이다.
 
그래서 무조건 인정한다.
 
그러나 시장이 될 수 있도록 공천을 준 정당정치만은 용납이 안된다.
 
왜 용납이 안 되는가 물어본다면 이렇게 되물어보고 싶다.
 
긴 시간을 시청에서 퇴직한 공무원이 시장에 당선되면서 그 결과, 오늘날 양주시민들이 행복한 삶을 살고 있나?
 
이 질문에 대한 답은 각자의 마음속에 있을 것이다.
 
이제는 가뭄에 논 물 걱정하는 촌부에게도, 해고될까봐 회사가 망할까봐 생계를 걱정하는 평범한 노동자에게도, 매일 매상을 걱정하는 자영업자에게도 그 잘난 양주 시장자리에 앉을 기회를 한 번 쯤은 줘야 한다.
 
왜?
 
해고 걱정 없이, 월급 밀릴 걱정 없이, 정년이 보장되고, 고액 연금까지 꼬박 꼬박 나오는 퇴직 고위공무원 보다는 농부와 노동자와 자영업자가 22만 평범한 일반인들의 삶을 더 잘 이해하고 알 것이기에.
 
그 고단함을 잘 알고 있는 시장이야 말로 공직 기강을 다잡고, 시민을 진심으로 섬길 수 있지 않을까 해서.
 
시장 자리가 벼슬이 아닌 봉사의 자리가 되어야 한다는 평소 소신 때문에.
 
가재도, 붕어도, 자라도 민주주의를 하니까 시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의 자손들에게 보여주고 싶어서.
 
22만 양주시민을 대표할 시장 직에 22만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는 나와 같은 범인이 당선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양주시민들을 보고 있으면 이런 기대와 희망이 현실성 없는 헛된 망상으로 끝나는 것은 아닌지 내심 불안하다.
 
그러나 믿어보자 누군가 낄낄대고 비웃을 나의 그 헛된 희망이 내년 6월 양주시에서 극적인 드라마처럼 현실로 재현되길 말이다.

<사진=경원일보 기자 · 대표 황민호>
 
<저작권자 ⓚ 경원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황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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